수업에 들어갔다가 학생이 무조건 읽어야 된다면서 내 손에 꼭 쥐어준 책.
바빠서 책 읽을 시간 없다고 여러번 거절했지만, 소용이 없었다..ㅎㅎㅎ
그래도 본인이 얼마나 재밌었으면 그렇게까지 당부 또 당부를 할까 싶어서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내가 주는 평점: 3.0
학생이 강추한 책이지만,,, 그렇게까지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진 못한 것 같다...ㅎㅎㅎ
설정이 조금 기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학적인 장치라고는 하지만, 난 좀 더 현실적인 묘사나 스토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일단 분량이 짧고 문장이 간결해서 후루룩 읽기 쉬운 책이었다.
사실 어둡고 힘든 이야기라서 가슴 한 켠이 갑갑해지는 기분도 들었지만,
마냥 침울했다기 보단 조금 차분해진 상태로 책을 한장씩 읽어나간 것 같다.
주인공 두 친구가 어릴 때부터 서로 의지하며 한 겹씩 쌓아온 그 마음의 깊이가 느껴졌고,
잠시 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어떨까 상상하며,
그저 상상만으로도 모든 것이 아득해지고, 영혼이 비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은 사람을 먹는다는 설정이 조금 당혹스러운데, 아이들 입장에선 그게 꽤나 흥미로운가 보다.
소설에선 사람을 먹는다는 장치를 활용한 것이고 사실 진짜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해서라도 영원히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주인공의 마음이었겠지.
똑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 다 마음 속에 남는 장면이나 글귀는 다른 것 같다.
'구의 증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박힌 건 이거였다.
타인의 말을 구기거나 접지 않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여유.
내가 듣고 싶은 말만 듣거나, 아무런 악의가 없는 말을 애써 꼬아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드시 말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눈빛에서 자꾸만 뭔가를 찾아내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자 >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6번 - "모순" by 양귀자 (0) | 2024.04.11 |
---|---|
2024년 5번 - "The echo of old books" by Barbara Davis (0) | 2024.04.10 |
2024년 4번 - "The Seven Husbands of Evelyn Hugo" by Taylor Jenkins Reid (0) | 2024.04.10 |
2024년 2번 - "The Housemaid" by Freida McFadden (0) | 2024.01.22 |
2024년 1번 - "그냥 하지 말라" by 송길영 (3) | 2024.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