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는 평점: 5/5점
워낙 인기 도서라서 예약을 하고도 한 3주 후에 대출할 수 있었던 책이다!
원래 나는 물욕도 없고, 애초에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20년도에 코로나가 터졌고, 안 그래도 낮았던 금리가 바닥을 찍고, 아파트 같은 자산 가격이 폭등했다. 그러면서 주식 광풍이 불었다.
그 무렵 동료 선생님께서 주식 계좌를 한번 만들어보라고 계속 이야기 하셨고, 그때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투자라는 걸 해봤다. 경제는 내 평생 관심이 없었던 분야인데, 처음으로 신문 기사도 찾아보고, 재테크 서적도 읽어보고 유튜브도 보며 소소하게 소수점 투자를 몇 번 해봤다. 애초에 소액이라 타격이 크진 않지만 40퍼센트 넘게 손실도 보고, 또 반대로 40퍼센트 넘게 수익이 난 종목도 있다.
지금은 모든 주식을 팔고 일단 적금만 하고 있지만,, 이때 확실히 느낀 건 두가지다. 경제 상황은 정말 손바닥 뒤집듯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과, 그래서 투자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몇년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믿을 수 없게 치솟았고 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가 될까봐 무리해서라도 빚을 내어 아파트를 샀는데, 그 후 얼마 지나지도 않아 역전세 대란이 나고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내려간다고 해도 나 같은 사회 초년생에겐 아득한 금액이지만.. 그래도 정말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라는게 놀라울 정도로 세상이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주식 가격이 막 오를 땐 불안함에 나도 얼른 투자를 해야된다고 조바심이 생겼는데, 정작 원하는 기업의 주가가 빠지니까 선뜻 투자하기가 꺼려지는 지금 상황이 조금 웃기기도 하다. 다들 이래서 투자로 돈을 버는게 어렵다고 말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진 않지만, 앞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그리고 내 가족과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투자를 멀리하면 안된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그러던 중 '돈의 심리학' 이라는 베스트 셀러가 있다는 걸로 알게 되었고 예약하고 몇 주를 기다려서야 드디어 읽을 수 있었다.
제목만 보면 무슨 투자의 거장이 알려주는 비법서인가 싶기도 한데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어떤 마음 가짐으로 삶을 살아야 할지, 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투자에 접근해야 할지 많은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공감되었던 부분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없다. 행운과 리스크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이고, 인생의 모든 결과가 내 노력으로 인한게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건 나를 평가할 때도, 남을 대할 때도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것!!
둘째, 남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충분' 이라는 것을 몰랐을 때 결국 남은 것은 자기 혐오와 과욕이다. 내가 돈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남과 비교해서 나에겐 정작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탐하고 있는건 아닌지 늘 생각해봐야 한다.
셋째, 돈이 있다고 다 행복한 건 아니다. 하지만 돈이 있으면, 내가 언제, 어떻게, 어떤 일을, 누구와, 얼마 동안 할지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 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의 부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내 삶과 행복을 위해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넷째, 결국은 수익률이 아니라 저축과 시간이(절제와 인내가) 부를 늘려줄 것이다.
다섯째,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끊임없이 바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내가 가진 직업이, 인생에 대한 나의 목표가, 나의 가치관과 생각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바뀔텐데 그것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나의 목표와 나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다른 이들의 선택에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된다. 내 인생과 그들의 인생은 다른 속도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까!
이것 외에도 꽤나 많은 부분들에서 깊이 공감하고 깨달음을 얻었다. 단순히 투자 관련 책이라고 하기엔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보게 해 준 책 같다.
자본 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돈' 은 우리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이고, 인생의 모든 선택이 '돈' 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돈' 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 할 필요는 없다.
엄청난 투자의 비법 같은게 담긴 책은 아니지만, (애초에 그런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인생과 돈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관을 재정비하고, 투자에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성찰해보고 싶다면 한번씩 읽어보기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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